계절이 바뀌거나 옷장을 정리하다 보면 입지 않는 옷들이 쌓이기 마련입니다. 아직 입을 수 있지만 나에겐 필요 없는 옷, 무작정 버리기보다는 필요한 사람에게 기부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에 기부해야 옷이 잘 전달될지, 어떤 단체가 신뢰할 수 있는지 고민되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국내에서 헌옷을 기부할 수 있는 대표적인 단체들을 소개하고, 각 단체의 특징과 기부 방법을 비교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름다운가게 – 기부부터 재판매까지 투명한 흐름
아름다운가게는 국내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나눔 단체 중 하나로, 의류를 포함한 다양한 생활용품을 기부받아 재판매하고 그 수익을 공익 활동에 사용하는 사회적기업입니다. 특히 의류 기부에 있어선 오랜 경험과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시민들에게 높은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기부할 수 있는 의류는 세탁이 완료된 상태의 사계절 옷으로, 큰 훼손이나 오염이 없어야 합니다. 속옷이나 수영복, 교복 등은 제외되며, 계절에 상관없이 연중 내내 기부가 가능합니다. 기부 방법은 가까운 아름다운가게 매장에 방문하여 직접 전달하거나, 일정 수량 이상인 경우 방문 수거 신청도 가능합니다.
아름다운가게의 큰 장점은 투명성입니다. 기부된 옷은 지역매장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재판매되며, 그 수익은 저소득 가정 지원이나 환경 캠페인 등에 사용됩니다. 특히 기부자는 물품 수령증을 발급받을 수 있으며, 연말 정산 시 기부금 공제도 받을 수 있어 실질적인 혜택도 누릴 수 있습니다.
즉, 나의 헌옷이 다시 사회의 이익으로 환원되는 구조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점이 이 단체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옷캔 –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전달되는 헌옷
옷캔(Otcan)은 "옷으로 세계를 바꾼다"는 모토로 운영되는 의류 전문 기부단체입니다. 헌옷을 기부받아 해외의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국제 기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해외 직접 지원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고 있습니다.
기부 대상은 일반적인 남녀의류, 유아동복, 신발, 가방 등으로, 가볍고 착용 가능한 상태여야 합니다. 다만 두꺼운 겨울옷이나 한복, 교복 등은 수요가 적어 수거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기부 방법은 전국 편의점(CU, GS25, 세븐일레븐)과 제휴되어 있는 ‘옷캔 수거함’을 이용하거나, 온라인을 통해 방문 수거 신청이 가능합니다. 수량은 최소 20L 봉투 2개 이상부터 신청할 수 있습니다.
옷캔의 특징은 직접 해외에 옷을 전달하고, 해당 국가에서의 배포 과정을 공개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의 가나나 케냐, 캄보디아 등에서 실제 기부된 옷이 어떻게 쓰이는지 사진과 영상으로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기부자가 단순히 ‘버렸다’는 감정보다 ‘전달했다’는 의미를 체감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굿윌스토어 – 장애인의 일터로 이어지는 나눔
굿윌스토어는 국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재활용 매장입니다. 개인이나 기업이 기부한 옷이나 물품을 매장에서 판매하고, 그 수익으로 장애인 근로자들의 임금을 제공하는 구조입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굿윌 인더스트리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이 시스템은, 한국에서도 점차 주목받고 있습니다.
헌옷 기부는 깨끗하고 실용적인 의류라면 계절이나 브랜드에 상관없이 가능합니다. 기부 방법은 전국 굿윌스토어 매장 방문 기부와 택배 기부 두 가지가 있으며, 택배 기부는 홈페이지에서 신청 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단, 한복, 속옷, 유니폼류는 기부 대상이 아닙니다.
굿윌스토어의 강점은 기부가 곧바로 사회적 가치 창출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의류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판매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장애인들이 실제로 참여하고 급여를 받습니다. 특히 매장에서 일하는 장애인 직원들이 고객 응대, 진열, 계산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며 사회성과 자립성을 기를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부자의 입장에서는 헌옷을 보람 있게 활용할 수 있고, 장애인 고용에도 기여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나눔은 옷장에서 시작됩니다
헌옷 기부는 단순히 ‘정리’의 차원을 넘어서, 다른 사람의 삶을 바꾸는 작지만 강력한 실천입니다. 소개한 아름다운가게, 옷캔, 굿윌스토어 외에도 지역 사회복지관, 교회, 아동단체 등 다양한 기부처가 존재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입지 않는 옷 한 벌이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하루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옷장에서부터 시작되는 나눔에 함께 동참해보면 어떨까요?